[기획특집①] '마을여행'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실험하기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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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필 교수(목원대학교 공공인재학부)



 

 불현듯이 찾아온 코로나19와 함께 지낸 시간이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에는 어느 것이든 편한 게 없었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그런 불편이 익숙해져 일상이 되어버렸다. 마스크 착용부터 시작해 비대면 회의, 재택근무, 소규모화된 결혼식, ‘집콕’ 문화, 배달음식과 밀키트에 이르기까지, 익숙함을 넘어 나름의 즐김으로까지 발전한 변화들도 있다.

 

 여행 문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급격하게 변화하고, 그 결과가 특히 확고하게 자리잡힌 영역이다. 막혀버린 하늘길과 연속된 재택근무, 그에 기인한 답답함에서의 탈출 욕구는 국내 여행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이는 사람들이 몰려있는 도심지를 떠나려는 트렌드로 이어지며, 광역도심권을 벗어난 지방이나 사람이 몰리지 않는 산이나 들을 목적지로 삼는 현상을 부른다.

 

 이러한 여정의 도중에 재미를 찾아 캠핑도 떠나고 맛집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보다 더 큰 감동을 찾으려면, 역시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보는 로컬 여행이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되지 않을까. 여행의 감동을 배가시키려는 개인의 욕구는 그 여행을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려는 심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내가 하는 여행이 지속 가능한 사회 형성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환경에 기여하는 여행을 구상할 수 있을까? 그 심리가 이와 같은 고민을 유도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지역사회 혹은 공동체 기반여행(community-based tourism), 공정여행(fair tourism)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형성되고 있다. 원래부터 공정여행은 전세계를 휩쓸고 다니는 여행객들의 무리가 폭증함에 따라, 그들이 찾아다니는 관광지가 경제적·문화적·생태환경적으로 황폐해지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하여 등장한 여행산업 모델이었다. 흔히들 말하는 ‘유명 여행지’에 수용 가능 인원수를 초과한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생태계가 훼손, 쓰레기 문제, 주민 생활 침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현상이다. 또한 여행객들이 체감할 수 없는 간접적 부작용도 다수 발생하는데,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만연화로 인한 주민 간의 갈등, 관광 관련 업체 간의 불공정 거래, 지역 고유문화 훼손 및 오염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공정여행은 기존의 여행산업 모델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와 같은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했던 대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는 이러한 공정여행의 흐름이 더욱 확고해져야 할 것이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UN 사무총장도 “코로나19 이후의 관광은 안전하고 공정하며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의 공정여행이 새로운 가치와 트렌드를 제시했다면, 코로나19 이후의 공정여행과 지역기반 여행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을 필요성과 흐름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우리 정부도 관광지의 과도한 집중을 예방하고, 관광주체, 관광매체, 관광객체 간의 공정한 관계 형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관광을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 개정된 관광진흥법 제48조 3항을 보면, “에너지 자원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환경훼손을 줄이고, 지역주민의 삶과 균형을 이루며 지역경제와 상생발전을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관광자원의 개발을 장려”라는 길고 복잡한 문구로 공정여행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이러한 취지를 살려서 지역 기반 관광이나 생태공정여행에 관련된 조례를 제정하고, 지역 주민과 협력해 새로운 여행기반을 창출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와 맞물려 새로운 형태의 여행 사업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생활하는 지역 주변에서 더욱 여유롭고 한적하게, 천천히 여행할 수 있는 장소나 기회로, 자신들의 마을을 여행 목적지로 내세우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서로 이웃하는 주민들이 함께 만드는 마을 여행은, 그 마을의 주요 콘텐츠를 기반으로 지역 주민들이 여행자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이다. 주민들이 주인된 입장에서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여행이니,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보전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지역 경제에도 직접 기여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이러한 마을 여행에서 여행의 새로운 미래를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

 

 공정여행은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는 우리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실험할 수 있는 최적의 방식이다. 어색하지만 생태·환경적으로 지속이 가능하면서도 공정한 생활양식을 수립하고, 낯설지만 결국 익숙해져야 할 장소에서 살아보는 게 곧 공정여행의 실천일 것이다. 공정여행을 많이 실천할수록, 우리의 지내는 시공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생활양식이 뿌리를 더욱 깊게 내릴 것이다. 여행이란 지금 생활하는 터전으로 언젠가 다시 돌아오기 위해 그곳을 떠나는 것을 말한다. 떠나기 전과 돌아온 이후의 차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여행이 존재한다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실험해보는 여행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 권선필(목원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 생태공정관광네트워크 이사장)

 

[글쓴이 소개]
권선필 교수는 미국 미주리대학교(University of Missouri)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9년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부임 이후에는 목원대 기획예산처장과 대전시 새로운대전위원회 운영위원장, 충남도 행정혁신 정책특별보좌관, 병무청 자체평가위원 등을 역임했다.


[관련 자료]
『대전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김종법外와 공저,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 2017.
「참여적 정책결정의 역사적 사례와 시사점」, 『서울행정학회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2018』(2), 서울행정학회, 2018.
「[대전시 주민자치위원장 역량 강화 워크숍 : 특강 / 주민자치와 지역 리더십의 새로운 역할] “촘촘한 민주주의 방식의 사회혁신 풀랫폼 구축 필요”」, 『월간 주민자치』(93), 한국자치학회, 2019.
「[2021 공정관광포럼] 기조연설 '코로나 이후 지역기반관광: 새로운 기회와 트렌드」, 공감만세, 2021.
「[한성일이 만난 사람] 권선필 목원대 공공인재학과 교수」, 중도일보, 2020.9.4.
「공정관광을 위해 우리가 이야기해야 할 것들 - 공정관광 타운홀미팅」, 『토마토』 2017년 7월호, 월간토마토, 2017.
「[안내]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여행을 위한 방안」, 공감만세,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