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②] 일본 공정생태관광, 위드코로나 사례를 중심으로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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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업계의 코로나 영향

 코로나 이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여행지는 단연 일본이었다. 2019년 방일 외국인 여행객 소비액은 약 48조원에 달할 정도로, 한국을 비롯한 중국 등 다수의 해외여행객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 초반부터 팬데믹 상황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2020년 방일 외국인 여행객은 급감했고, 소비액 또한 7조 4억원으로 2019년 대비 약 85% 감소하였다. 일본 국내 여행자 수 또한 2019년 대비 절반으로 급감하였고, 계속되는 ‘긴급사태선언’으로 여행업 전반은 침체되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여 숙박시설 예약률이 70% 이상 감소(2020년 6월 기준)한 곳도 눈에 띄게 늘었다.

출처 : 일본 국토교통성 관광청(2020) 「Go To トラベル事業 11月12日時点版」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일본 정부는 모든 여행객의 숙박비를 포함한 여행대금의 약 50%를 지원하는 ‘Go To Travel(고투 트래블)’이라는 관광지원책을 2020년 7월말부터 실시하였다. 사업 실시 후, 숙박자수와 여행소비액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여행업이 활기를 찾아가는데 기여하였다. 본래 총 예산은 1조 6,794억엔(한화 약 17조 6800억원) 규모로 2021년 봄까지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여행으로 코로나 확산이 가속화된다는 문제제기에 의해 12월 초에 중지되었다.   

 

여행트렌드의 변화와 공정생태관광

 팬데믹은 여행의 트렌드를 크게 변화시켰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어느곳에서나 일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해, 휴양지에서의 워케이션에 대한 관심도 크게 확대되었다. 일례로 나가사키현 고토시(長崎県五島市)에서는 지자체 및 지역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여행자들도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원, 초등학교 단기 체험입학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감염확대를 막기 위한 소규모 여행, 사람이 적고 자연환경이 풍부한 교외지역의 여행의 선호도 크게 증가하였다. 나가노현 시나노쵸(長野県信濃町)에서는 자연캠핑장 내 3D프린터, 초고속 인터넷, 대규모 회의 공간을 갖춘 건물을 만들어, 일하며 여행하는 디지털 노마드를 지역에 유입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사가현 우레시노시(佐賀県嬉野市)는 기존 지역 특산물인 ‘우레시노차’를 활용하여 교육받은 티 버틀러(집사 겸 티 소믈리에 역할)를 각 여행객에게 배정, 숙박에서의 특별한 체험을 제공한다.    

 

 이처럼 ‘자연환경이 풍부한 지역에서의 소규모 여행’, 이라는 여행 트렌드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공정생태관광과도 연결된다. 일본은 2007년, 세계최초로 ‘에코투어리즘 추진법’을 제정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생태관광체계를 가진 나라이다. 특히,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자연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관습 등의 전통 생활문화와 관련된 자원 또한 보호한다는 점에서 지역문화를 존중하는 공정여행과도 결을 같이 한다.

 


나가사키현 고토시의 ‘섬살이 워케이션’(왼쪽 사진)

부모들이 휴양지에서 일하는 시간에 아이들을 지자체에서 돌보아주는 모습(오른쪽 사진)

(출처 : 일본 국토교통성 「令和3年版観光白書について(概要版)」)


 


나가노현 시나노쵸의 '노마드센터' 전경(왼쪽 사진) 및 내부(오른쪽 사진)

(출처: 노마드워크 센터 소개 홈페이지 https://nwc.natureservice.jp/introduction)


 


사가현 우레시노시의 ‘티투어리즘’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저녁식사(왼쪽 사진)

전문 티소믈리에와 함께하는 야외 차밭 다도체험의 모습(오른쪽 사진)

(사진출처: 일본 관광청 with/after코로나 시기의 체제콘텐츠 조성을 위한 정보집)설명


 

 일본은 ‘공정관광’이라는 용어를 잘 사용하지는 않지만, 지방자치제도가 발달한 탓에 각 지자체별로 ‘관광마을 만들기’라는 용어로 마을만들기 운영관련 조례를 제정하여 ‘지역기반관광’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일찍이 2005년부터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였기에, 지역별 인구감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일환으로, 마을의 매력을 끌어올려 관광으로 마을과 이어지는 ‘관계인구’를 만들고, 그를 바탕으로 인구유입을 불러오고자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도전의 마을, 진세키고원

 진세키고원은 일본의 히로시마현 동부에 위치한 작은 산골마을이다. 2004년에 기존의 4개 정(町)이 통합된 이래로 계속 인구가 감소하여 현재는 인구 8,500여명이 거주 중이다. 이와 같은 추세로 가면 20년 후 약 5천명까지 인구가 감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진세키고원은 마을의 소멸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도전의 마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지역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상품들을 ‘JIN(神)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로 통합마케팅을 실시하거나, 일본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라쿠텐(楽天)과의 협업으로 신규취농지원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2017년부터는 ‘진세키고원 지역창조 챌린지 기금’을 운영하며, 마을에서 신사업을 도전하는 사업가에게 자금 및 경영을 지원하여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 한국의 공정여행사인 ‘공감만세’의 일본지사인 ‘페어트래블재팬’ 또한, 이 사업의 지원으로 마을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JIN프리미엄 상품을 진열하고 있는

진세키고원정의 특산물판매장 182station의 모습

(사진출처: 진세키고원관광협회 공식홈페이지)


 


라쿠텐과 진세키고원정은

농업지원 서비스 ‘Ragri’관련 업무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출처: 아사히신문, 2017.9.11일자 기사에서 발췌)


 

 일본에서는 ‘공정여행(페어트래블)’이 낯선 단어이다. ‘공정무역’의 여행판이다, 라고 설명하니 다들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일찍부터 정책적으로 마을관광을 지원하는 움직임이 있었기에, 실제로 마을의 관광자원, 인프라 등은 잘 갖추어 진 곳이 많다. 코로나 이전에는 한국관광객들에게도 ‘일본 소도시 여행’은 인기 상품이었다.

 

 페어트래블재팬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았다. 그리고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민간교류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에 한국, 필리핀, 태국, 덴마크 등지에서 현지의 주민들과 함께 마을의 매력을 알리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다수 실시해온 1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의 과소지역에서 마을활성화를 위한 지역기반여행(Community Based Tourism, CBT)을 시작하였다.

 


커뮤니티호텔 「시이노모리」의 외부


  


커뮤니티호텔 「시이노모리」의 실내


 

 2017년도에 히로시마 ‘진세키고원’과 일본 도쿄에 각각 NPO법인, 주식회사 법인을 설립하여, 현재까지 약 400여명을 진세키고원을 비롯한 일본 각지에서 공정, 생태여행을 진행했다. 또한, 진세키고원에서는 마을과 협동하여 인구감소로 대두된 ‘빈집문제’를 해결하는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진세키고원에 지은지 108년 된 역사 깊은 고민가를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 커뮤니티 호텔 ‘시이노모리’를 오픈한것이다. 이곳에서 여행객들이 풍부한 자연과 다채로운 지역문화를 오롯히 즐길 수 있도록 전문성을 살린 맞춤형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오픈 6개월만에 숙박플랫폼 에어비엔비(Airbnb)에서 슈퍼호스트로 지정되는 등, 숙박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코로나는 많은 일상을 바꾸어 놓았지만,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여행은 삶의 일부분인 것을, 그리고 자연과 지역문화를 소중히 하며 여행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방향임을 말이다. 위드코로나 시대, 일상과 여행의 소중함을 알게 된 이 때가 바로 지역의 주민도 여행자도 함께 즐거워하는 공정여행을 대안이 아닌 주류로 삼아야 할 시기이다.

 

글 : 이연경(페어트래블저팬 팀장)

 

[글쓴이 소개]

이연경 팀장은 2012년부터 베트남, 탄자니아 등 다양한 국가의 국제개발현장에서 활동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공감만세의 일본법인 ‘페어트래블재팬(Fair Travel Japan)에서 지역활성화를 위한 커뮤니티호텔 ‘시이노모리’를 운영하는 등 공정관광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동시에 히로시마대학 평화공생학 박사과정에 재학하며 사람, 지역, 국가 간 평화에 기여하는 지역기반관광(CBT)를 연구중이다. 

 

[관련 자료]
※일본어 자료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Lee(2018) "Positive Peace Through Community-Based Tourism : The Case of Ifugao, The Philippines", Hiroshima Univiersity.
이연경(2021) "[공정관광 사전 포럼] 일본 :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공정관광"
라이프인(2021.6.23) 「인구 9천 명인 소멸지역 빈집, 호텔 되다」
페어트레블저팬 「시이노모리(思惟の森)」 공식 홈페이지(일본어)
国土交通省(2020) 「GoToトラベル事業 11月12日時点版」
_________(2021) 「令和3年観光白書について(概要版)」
_________(2021) 「with/afterコロナ期における滞在コンテンツ造成のためのナレッジ集」
朝日新聞デジタル 「広島) 神石高原町と楽天協定 ドローン輸送など連携」
NPO法人 Nature Service 「長野県信濃町 Nomad Work Center」
神石高原観光協会 「仙境の里 神石高原」